- 2017/01/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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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소개.
CLOCKUP.
이 에로게메이커에 대해 이야기 하라고 하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하나의 게임이 있을것입니다.
euphoria
이제는 대표작중 하나라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크게 이름을 알린 명작인데요.
그 이후에도 보통 1년간격으로는 하드한 물건을 잘 뽑는(필자 기준) 믿을수 있는 메이커중 하나입니다.
15년 작품인 フラテルニテ에도 할말은 많지만 일단 넘기고.
오늘 이야기 하려는건 16년 작품인 夏ノ鎖입니다.
누구나 저 그림을 보는순간 “아 이것은 조교물이겠군” 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좀 다른 물건이 있었습니다.
회색의 일상을 뒤집어버리는 여학생 감금굴종 ADV
라는게 이 게임의 장르명입니다만. 저는 저기에 단어를 좀 추가 하고 싶군요.
사춘기에 폭주하는 남학생의
라는 단어를 말이죠.
별 이유도 없이 지루함에 몸을 떨고 있다던지. 가학망상을 품고 있다던지. 하는 그런 캐러 설정이 있긴 합니다만. 많던 적던 남자학생이 사춘기에 겪어보는 사고패턴이긴 하죠.
그럼 이런 사춘기 성욕 덩어리(편견)에게 당하는 오늘의 피해자를 좀 볼까요.
물론 에로게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할 양가집의 영애이며 장래가 촉망받는 바이올린 연주자라는 설정이 있습니다만. 그런 설정을 살리는 씬은 단 한번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아무것도 하진 않았지만 왜인진 모르게 자신감이 넘치는 중2병 한가운데의 남학생이 예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지만 자기를 잘 알지는 못하는 여학생을 납치해서 자기집 지하실에 납치감금하여 조교 흉내를 내면서 여학생을 굴복시킨다”가 되겠습니다.
완성된 조교사가 조교대상과의 심리전을 반복하는 과정과 “결국 XXX에는 이길수 없었어…”같은 엔딩이나 비극적인 최후라던가 ETC. ETC같은것들을 기대했던 저는 그만…
2. 주목할점.
일단 화자를 프로인 조교사라던가 일반인으로 지정하지 않은점이겠죠.
일반적으로 이런 납치 감금 조교 계열에서 볼 수 있는 클리셰들을 많이 배제하면서 그 빈자리를 사춘기 남자 특유의 비틀어진 사고를 묘사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물론 그 시절을 생각하면 머리를 감싸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본격적인 조교물보다는 아무래도 공감할수 있는 사고패턴이겠죠.
일러스트가 상당히 미려합니다. 그림에 낚여서플레이를 시작했다면 하드한 표현에 못 이기고 드랍했을꺼 같지만요.
3. 불만점
장점에서 그대로 오는 이야기입니다만. 이런 조교류의 게임은 모름지기 플레이어가 주인공과 동화 하거나. 아니면 아예 이야기로서 볼때 플레이어에게 만족감을 주기 쉽습니다.
아마 시나리오 라이터는 “자신들의 학생시절 품었던 검은 욕망에 동화하여 이 여자를 정복하는 쾌감을 느껴라” 라는 마인드로 시나리오를 썼을꺼라고 생각합니다만....
너무나 그것이 리얼하게 묘사가 되어서 말이죠. 주인공의 표현이 너무나 중2해서 플레이하는 성인들은 닭살이 먼저 돋는 느낌이에요.
이런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면 조교 이전에 왼손에서 흑염룡이 피어오를꺼 같아요…
그리고 화자를 저런 학생으로 지정해서 생기는 시나리오적 구멍도 있습니다(물론 그렇기 때문에 나오는 좋은 화면도 있습니다만)
운좋게 사람을 납치한게 태풍이 불고 산사태가 나는 날이라 추적당하지 않았다니… 너무 평화로운 세계인거 아냐…? 감금하고 능욕사진좀 찍는다고 해서 사람 마음이 꺾인다고 하면 지금쯤 강간의 왕국이 되지 않았을까 해… 아니 그 이전에 프로의 조교사들에게 사과해라 어서.
이 게임은 멀티엔딩이며 그 안에는 주인공이 개과천선 당하는 엔딩부터 조교 완료까지
있습니다만. 그것들을 다 보면 열리는 트루 엔딩이라는게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트루엔딩이야말로 이 게임의 최고 볼거리중 하나이기는 하니. 플레이 하실꺼라면 꼭 모든 엔딩을 보시고 열리는 트루 루트를 감상해주세요. 솔직히 이 게임에서 유일한 볼거리입니다.
이 게임의 시나리오 라이터인 浅生詠씨는 유포리아. 사쿠라의 시. 마법소녀 아이3 같은 굵직굵직한 게임에 참여경력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4.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다루는 방법이 저랑 맞지는 않았지만 에로게스케이프에서는 80점대 정도에 포진되어있더군요. 미들 프라이스 게임 치고는 분량도 상당히 되는 편이니 한번 선택해보신다고 해서 나쁘진 않을것 같습니다...아마도.
- 2013/08/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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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음이 울린다)
Y : 그래. 나다. 이건 기관의 음모야. 내가 이런걸 해야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M : 리뷰꺼리가 요기 잉네?
Y : FxxK↗You↘
M : Ang?
Y : 아! Aㅏ! Oh...My God
이리 하여 Y는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반쯤 사실)
* 그래서 뭔 게임인데?
동화 작가인 주인공이 새어머니의 딸들과 즐겁게 여름방학을 보내는 가슴따듯해지는 하트풀 스토리입니다...
물론 그럴리가 없고.

단순이 그저 그런 물건이라면 글조차 쓰지 않았겠지만,주인공의 정신머리가 가하이 일품.

저 위에 있는 노란 머리애가 오줌을 쌌어요. 그래서 팬티를 벗기고 뒷처리를 하는데요.
그 벗은 팬티를 들고 나오는 선택지가 DDR을 한다 / 그래서는 안되지 인데 그래봐야 합니다


이건 또 뭔가 하면 주인공이 쓰는 동화의 팬인 친척아이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이에요. 이 미친놈아.

그래. 내 기분도 그렇습니다.
* 그래서 누가하면 되는건데?
정상적인 사람은 할일 없고. 팔찌 수집가다. 이쪽계열이 취향이거나. 정신줄 놓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장함.

- 2012/08/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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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글수 : 1
07년 11월 발매작품이니 발매가 된지도 상당히 되었지요.
오버드라이브의 키라키라 입니다.
이후의 디어드롭스까지 연장되는 밴드물의 세계관을 확립한 작품이며.
지금은 시나리오 라이터에서 은퇴한 세토구치씨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에게는 여장속성이 있으며(일부부분) 그것에 관련된 엔딩도 잇기는 합니다만. 이 글과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또한 플레이하신분을 기준으로 서술하고 있기에 플레이하지 않으신분은 이해가 안 되실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후에는 심각한 네타바레가 있습니다만. 이제 와서 이 게임을 하실분은 그것이 업보입니다. 그냥 보세요.
테니스에서 좌절하고 여친에게 버림받는 에피소드는 시카노스케의 행동원리를 결정짓는 시작점입니다. 자신의 행복에도. 불행에도 관심이 없이. 살아있는것은 괴롭지만 죽으면 주위에 민폐가 되니, 그렇다면 살아있지도 죽지도 않은 상태로 살아가길 원하는. 일시적으로 빛나는것을 손에 넣었지만. 그것이 사라졌다는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파멸해가는 그런 인간상으로 말이죠.

키라리BAD2(사실상 이 루트는 키라리의 루트가 아니라 시카노스케의 루트입니다만)에서는 이런 성향이 강조되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요. 빛나는것을 잃어버린(키라리의 사망)이후의 고뇌. 자기파괴. 자아성찰을 거쳐서 자신의 안에서 빛나는것을 찾아내는것으로 말이죠.

시카노스케는 자기자신에게서 의미를 발견할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타인에게서 빛나는것을 찾아서 그것을 빛나게 하는것으로 자신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진 히로인이 사라지면 BAD엔딩처럼 자신의 내면을 밖으로 표출하게 되죠. 무엇을 해도 괴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행복을 잡을수 없는(결국 엔딩에서도)시카노스케의 이름의 유래가 된 야마나카 시카노스케(山中 鹿之助)가 남긴 문구가 있습니다.
「願わくは、我に七難八苦を与えたまえ」
아마도. 이것이 시카노스케를 이해하는것에 필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 마지막에 플레이 하게 되는 키라리루트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라리 가족의 상황. 키라리의 취직. 그리고 시카노스케의 포지션. 자기희생과 죄의 고백이라는 테마도 공통점입니다.

BAD1(키라리 생존루트)에서의 키라리 부친의 자살시도를 방조하고 죄의식에 눌려서 결국 죄를 고백하는 시카노스케. 그리고 죄의고백을 듣고 돌연 부정해오던 데뷰를 결정하는 키라리. 그녀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합니다.
이것은 유년기부터 원하던 평범한 행복(불행이 밀려와도 참고 웃고 잇으면 언젠가는 행복한 날이 올꺼라는 바램과 같이)을 버리고. 죄를 지으면서도 살아가는'모두'를 위해 살겠다는 선언으로 볼수도 있겠죠. 카니발. 스완송 부터 계속해서 등장하는 프레이즈인 기독교적인 이념으로 볼때는 인간으로 사는것을 포기하고 성자로의 삶을 택했다고 보여집니다.
키라리는 노래를 통해서 인간세계의 죄를 씻어내고. 시카노스케는 키라리의 일부가 되어 살아갑니다. 두명이 일심동체가 되어 단지 죄를 씻어내는 세계. 그렇기 때문에 BAD1의 마지막 부분에는 두명의 감성적인 부분의 묘사를 제외한(그런 이야기의 끝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의외로 딱딱한)이야기가 되어있습니다. 같은 테마인 죄와벌의 마지막부분이 대단한 하이텐션 이였던것과는 대조적이기도.
인간의 힘으로는 죄를 씻을수 없기때문에 계속해서 속죄한다는 기독교의 원죄이론이 잘 나타난 루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와 비교되는 BAD2는 키라리의 상실에서 오는 자기파괴. 고뇌. 자아성찰이 주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대극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신을 부정한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초인론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나는 사랑한다.몰락하는 자로서 살 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피날레에서 결국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시카노스케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요.

후기 : 마감3개에 밀려서 글이 어중간한 방향으로 갔네요. 다음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힘을 뺸 글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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